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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소설 '승리자는 누구인가' (상)

Vrowdice 2025. 2. 6. 12:34

폐허

!’ 소리와 함께 일어난 폭발의 충격파는 우리를 덮쳐왔다. 귀에서는 이명이 들리고 시야는 흔들렸다. 무전기에서는 비명과 다급한 듯한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아악! 으악!”

적 포탄 낙하! 적 포탄 낙하! 지금 즉시 소산하라!”

델타 측 운전병 무력화! 현재 소산 불가!”

 

지금 몸 상태가 아주 이상하다. 오한이 느껴지고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출혈인가? 빨리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기갑 헬멧을 벗고 머리부터 출혈을 확인했다. 곧바로 손에 피가 묻어나왔다. 머리에 피가 나고 있다. 빨리 지혈해야 한다. 그때 시야가 흐려지면서 정신이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직감적으로 지금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죽으면 안 되는데 빨리 지혈해야... 여기서 끝인가? 이거 많이 위험한데...”

 

정신이 흐려지며 내 군 생활에서 행복하고, 그리고 괴로울 때가 불현듯 기억나기 시작했다. 그때는 마지막 휴가를 나가는 날이었다. 너무 이른 이야기일 줄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여기 남아있을 친구들에게 줄 선물도 생각해 두었고 마지막으로 해줄 말도 생각해 놓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전역이 더 앞으로 다가온 듯 신이 났다. 이 일병이 실실 웃으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김 병장님 집에 가시는 겁니까? 조금만 더 하시고 가시지 참 아쉽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끔찍한 소리는 하지 말아. 너는 병장 때까지 탄약이나 계속 장전하다 전역하길 바란다.”

, 그건 좀 말이 심하신 것 같습니다?”

박 병장님 김 병장님 가신답니다.”

어 그래, .”

박 병장 여전히 싸가지가 없네, 나 없이 잘 살아.”

 

이 일병은 선임이건 후임이건 분대원과 소대원을 잘 챙기며 흔히 에이스라고 불리는 녀석 중 한 명이다. 나중에 나가서도 연락하고 싶은 친구이다. 박 병장은 이등병 시절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다. 먼저 들어왔으면서 나를 무시했다. 말주변도 없는지 말이 길어지면 더듬기 시작하고 별로 재미있는 사람도 아니다. 저 녀석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맘에 들지 않는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그리 좋은 소리는 못 듣고 있다.

어수선해진 생활관을 뒤로해 택시와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서 집으로 간다. 부대와 집이 가까운건 좋은 일이다. 가는 도중 지하철역에서 나의 군 생활은 어땠는지, 군 생활에서의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이었을지, 군인으로서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군 생활은 매우 완만했다. 일과할 때면 선임들이 혼내기는 했지만, 충분히 있을 만한 일이라 생각했다. 선임들이나 나에게 큰 잘못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군대가 그냥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인으로서의 마음가짐과 전쟁이 나면 망설이지 않고 싸울 수 있는 정신력을 갖추고 있었는가? 누가 죽을지 모르는 전쟁터에서 생활관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 등을 맡길 수 있는가? 아니면 내가 그들의 등을 책임질 정도로 믿음직스러운 전우인가? 어느 것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전쟁이 일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여기서 전우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결국 나와 관련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밖에서 잘 먹고 잘살 것이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군 생활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모든 사람의 휴대폰에서 소름 끼치는 재난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삐이이익! 삐익! 삐이이익!’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요즘 비가 많이 오기 시작했으니까 호우나 태풍 같은 자연재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곧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돗개?”

진돗개 하나는 뭐야?”

이거 맞어?”

설마~ 오보겠지.”

 

진돗개 하나(특정 지역에 도발이 발생한 상태)라고? 이거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방금 나왔는데 바로 복귀하라고? 짜증과 긴장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침착하자, 돌아가서 상황을 보자. 늘 그랬듯이 염병 한번 하다가 끝나겠지.”

 

일단 부대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최대한 빨리 지나가는 택시를 잡고 부대로 향했다.

 

아저씨, 부대로 가주세요!”

젊은 군인 친구 좀 큰일이 난 것 같은데 빨리 대려다 줄게.”

감사합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부대로 들어가는 와중 알 수 없는 포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순식간에 부대에 도착했다. 위병소를 무사히 통과하자 부대는 아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다른 분대의 상병이 빠른 걸음으로 허겁지겁 달려와 나에게 말을 걸었다.

 

김 병장님, 지금 상황이 많이 안 좋습니다! 챙길 거 챙기고 전차에 타서 전투준비 완료해 주십시오!”

 

박 상병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래야 할 분위기 같았다. 전투준비 자체는 이등병 시절부터 지겨울 듯이 해와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더 큰 문제는 그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일단 늘 했던 것처럼 나는 군장을 챙기고 전차에 탄을 실어서 빠른 속도로 전투준비를 완료했다. 그리고 무전으로 지시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전차 안의 승무원들은 모두 전투준비를 하느라 땀에 젖고 힘들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박 병장님 뭐 밖에서 들으신 거 있으십니까?”

나도 잘 모르겠어. 좀 심한 국지도발인가?”

 

잠시 후 모두 침묵하던 때 전차장인 강 중사가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데프콘 1(전쟁 시작)! 데프콘 1! 전 통사는 지시 전까지 대기할 것!”

데프콘 1? 잘못 들었습니다?”

, 망했다.”

이게 진짜로 무슨 일이야?”

 

승무원들의 통곡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전쟁이 아무런 경고 없이 이렇게 갑자기 일어난다고? 나는 절망했다.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아니,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아까 휴대폰 두고 올 때 부모님에게 한 통화라도 해볼 걸 그랬다. 내가 유서를 썼던가? 아니다. 그런 거 쓸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전쟁터에 나가서 죽는 걸까? 나의 마지막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파편이 온몸에 박혀 피를 쏟으며 죽어가게 될까? 아니면 적 대전차탄에 관통되어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는 모습일까? 그것도 아니면 핵에 맞아 가루가 되어 있을까?

정신을 차리고 다시 생각해 보았다. 전장에서 죽을 생각은 하지 말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북한과 우리나라의 전력 차이는 분명히 크다. 그래서 전쟁은 조기에 빨리 끝날 것이다. 전쟁이 끝나게 되면 전쟁법으로 사람을 처벌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이유 없는 탈영은 사형이다. 전장에 나가서 죽고 싶은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나중에 잡혀서 사형당하고 죽은 후에도 불명예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은 피하고 싶다. 부모님도 내가 그렇게 되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그리고 멀쩡히 살아서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우리 소대는 전선을 향해 우렁찬 엔진 소리를 내며 기동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동하던 중 우리에게 포탄이 떨어졌다. 그리고 나는 지금 급조된 텐트에 누워있다.

깨어났을 때 옆에 들것에 뉘어져 있는 병사의 비명이 들려왔다. 의무 장교로 보이는 사람이 급하게 부상자를 조치하고 있었다. 그때 의무병이 나에게 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라고 했다. 깨어나자마자 돌아가라고? 그냥 폭압에 잠깐 기절했던 것 같다. 주둔지에서 전선으로 가던 도중 너무 허무하게 당해 얼떨떨했다. 아직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지만 어떻게 되건 여기서 계속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3시간 정도가 지나자 장갑차가 나와 치료된 장병을 실으러 왔다. 전선에 가는 도중, 같이 실려가는 사람이 말을 걸었다.

 

당신 어디 소속입니까?”

전차부대 소속입니다.”

좀 안전한 곳에서 싸우십니다? 어쩐지 멀쩡해 보이더라. 저는 맨몸으로 싸우다가 손가락 하나 날아갔습니다. 좀 중요한 손가락이 날아갔으면 후방으로 빠져서 좋았을 텐데, 아까 좀 보내 달라고 징징대볼 걸 그랬습니다. 지금 전선에 도착하면 어차피 죽을 겁니다. 같이 돌아가는 건 어떻습니까? 이 상황이면 어차피 처벌은 못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영웅이라고 떠받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아니, 전쟁터에 끌려와서 고생하는 건 알겠는데, 여기서 그런 짓을 했다가는 나중에 멀쩡하지 못할 겁니다. 불명예스럽게 의미 없이 세상을 떠나고 싶으면 그렇게 하십시오.”

우리 가족은 어차피 한참 후방에 있어서 괜찮을 겁니다. 아마도. 죽는 게 두렵지 않습니까? 지금 본인이 없으면 가족이고 뭐고 어차피 다 의미 없는 거 알지 않습니까? 제가 외동인데 여기서 죽으면 저희 부모님은 어떻게 합니까? 차라리 여기서 개죽음당할 바에는 살아있을 시간이라도 벌어서 다른 대처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저는 부모님 거지꼴로 사는 건 도저히 두고 볼 수가 없습니다.”

 

대화 후에는 다시 침묵이 감돌았다. 사실 이 사람 말이 맞는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죽으면 이 세상 그 어떤 것이든 의미 없는 것이 확실히 맞다. 지금까지 내가 군 생활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여기서 죽는 거는 너무 아쉽다. 하지만 도망갔을 때 전쟁이 끝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전쟁법으로 사형을 당할까? 아니면 평생을 감옥에서 썩을 것이다. 부모님도 이렇게 죽는 건 원하지 않으실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아까 말했던 사람이 돌연 일어났다.

 

더 생각할 시간 따위는 없습니다. 저는 여기서 나가겠습니다.”

아니, 나가서 어쩔 생각입니까? 여기서 내려봤자 개죽음인 건 똑같다고요!”

같이 갈 게 아니라면 저를 말리지 말아주십시오! 저에게는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단 말입니다!”

 

그 사람은 내가 말리는 것을 무시하고 장갑차 문을 열려고 했다. 나는 그것을 지켜보았다. 처음에는 총을 겨누고 탈영병으로 취급해서 죽이겠다고 해야 하나 싶었지만, 그 사람의 간절한 표정과 행동을 보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나갈 생각이 없다. 하지만 이 사람을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사람이 어떤 기분인지 대충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장갑차 조종수가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살펴보려고 할 때 나는 시야를 가리고 다른 곳에 관심을 끌면서 둘러댔다. 그리고 결국에는 장갑차 문이 열렸고 그 사람은 바로 뛰쳐나갔다. 나는 그 사람의 뒷모습을 잠깐 지켜보고 장갑차 문을 바로 닫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 사람을 감싸는 것까지는 해줄 필요 없었던 것 같은데 내가 왜 그런 행동까지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잠깐 사고가 있었다. 가는 동안 멍을 때리다 보니 결국 전선에 도착했다. 그곳은 의정부였다. 남쪽으로 내려온 것을 보니 후퇴를 한 모양이다. 나는 서울에 살지만, 의정부는 서울이랑 꽤 가까워서 옛날에 몇 번 와본 적이 있다. 아마 친구 집이 여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친구와 친구의 가족들이 아직 여기 산다고 해도 이미 없을 터였다. 내리자마자 포탄에 맞은 듯한 아파트가 고층에서부터 불타고 있었고 옆 단지에는 모조리 붕괴한 아파트도 보였다. 평생 일한 돈으로 아파트에 작은 공간 하나 마련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무너진 아파트를 보니 그 꿈이 참 허무해 보였다. 나는 감상을 마치고 막사로 향했다.

텐트 안에는 다른 소대원들과 우리 분대원인 박 병장과 이 일병이 누워있었다. 박 병장은 이 상황에서도 책을 읽으며 여유를 부리고 있었고 이 일병은 지친 듯 머리를 떨구고 힘없이 앉아 있었다.

 

"이 일병! 괜찮아?“

, 저는 괜찮습니다. 후송 가시고 일찍 돌아오셨습니다?“

그렇지,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밖에서 전쟁 왜 일어났는지 소식이라도 들으신 거 있으십니까?“

아니, 부대 바로 복귀하고 포탄 맞아서 후송 갔다가 바로 와서 참 바빴다.“

... 저도 힘들지만 김 병장님 말년 휴가 가시던 중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김 병장님 괜찮으십니까?“

아니. 하나도 안 괜찮아.“

저도 너무 힘듭니다. 북한군 진격 속도가 너무 빨라서 막을 틈도 없이 밑으로 후퇴하느라 진 좀 뺐습니다. 막사에서 할 거 없어서 탁구나 칠 때가 이렇게나 그리워질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게 말이다. 후퇴만 해서 그런지 우리 소대에 피해는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행입니다. 김 병장님 자리는 저깁니다. 곧 방어 작전에 출전한다고 하는데 미리 준비해 주십시오.“

그래, 고맙다. 쉴 틈도 없네.“

 

항상 밝던 이 일병이 저런 모습으로 힘 빠진 말을 하고 있으니 나까지 힘이 빠진다. 일단 출전을 위해 준비해야겠다. 준비가 완료될 즈음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중앙 소대기로 집합! 중앙 소대기로 집합!“

소대장이 전파한다! 현재 우리는 의정부 북부 지점을 방호하고 있다. 우리가 저들을 여기서 막지 못하면 서울이 다시 함락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서울 함락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 알았나?“

예 알겠습니다!“

지금 실행할 작전은 각 분대장에게 자세하게 전파했으니 차량 탑승 후 바로 전선으로 이동하도록 한다!“

김 병장 괜찮아?“

예 그렇습니다.“

다행이네. 지금 상황이 좋지 않아 전차에 타서 말해줄게.“

 

나는 능숙하게 전차에 들어가 신속하게 자리를 잡았다.

 

다시는 여기 앉을 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김 병장 뭐 어쩌겠니, 상황이 상황이니까......“

아까 소대장이 말했듯이 우리는 의정부 북부를 방어하러 간다. 지금 적의 진격 속도가 아주 빨라서 우리가 가는 곳에 사람이 많이 있을 거야. 아군이든 적군이든 말이야. 아수라장이겠지. 박 병장 너는 일단 찰리 분대 따라서 이동해.“

 

박 병장이 타 있는 줄도 몰랐다. 나는 내가 돌아왔는데 관심도 없어 보이는 박 병장이 괘씸해서 한마디 했다.

 

. 박 병장 너는 내가 살아서 돌아왔는데 아무 말도 없냐?“

그래, 뭐 고생했네.“

저 싹바가지 없는 놈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자자, 그만하고 김 병장 너 박 병장이 너 후송 도와준 거는 알아? 제가 무뚝뚝하고 신경 안 쓰는 거 같아도 사실 제일 많이 신경 쓰고 있다니까. 이런 상황에서도 둘이 싸워야겠냐?“

”......“

 

박 병장이 나를 챙겨주다니, 상상이 잘 안 되는 일이다. 그렇게 찜찜함을 안고 최전선으로 향하는 중 강 중사가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기계화 보병부대와 다른 전차부대가 의정부 지하철역에서 북한군을 다시 밀어내려고 시도 중이다. 이번 작전은 야간에 기습공격을 할 것이다. 작전이 시작되면 기계화 보병부대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그곳의 대로를 확보하고 지하철역 이북으로 북한군을 밀어내는 것이 목표이다. 북한군이 남쪽으로 매우 빠르게 돌파하고 있는 만큼 그들은 방어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이번 전투가 잘 풀린다면 국군이 북한 땅을 밟을 수 있는 발판이 되는 전투가 될 것이다.

추가로 걱정되는 사항이 있다면 시가지전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평소에 산이나 평평한 곳에서 기동훈련이랑 사격훈련을 했지만, 시가전은 처음이다. 야간인 대다가 건물 때문에 승무원들의 시야가 제한되고 높은 건물에서 오는 공격은 우리에게 큰 변수가 될 것이다. 그 때문에 보병과의 협동 방어와 공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조종수의 센스가 중요하다. 건물을 활용한 은, 엄폐가 필요하며 나에게 좋은 사격 시야를 만들어 줄 기동이 필요하다. 훈련할 때 박 병장의 기동은 꽤 볼만했었다. 이번 전투에서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번에는 박 병장을 전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물론 탄약수도 탄을 빨리 장전해야 할 것이고 전차장은 지금 상황에 최대한 효율적인 지시를 한다. 첫 전투인 만큼 심각한 긴장으로 손, 발이 사시나무 떨듯이 떨렸지만, 평정심을 되찾으려고 이 전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생각하면서 기동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찰나 전장에 도착했고 해는 거의 저문 상태였다.

 

지하철역 옆 큰 대로에 진을 치고 있는 전차 2대 이상 있다고 알림. 찰리와 델타는 건물을 이용해 엄폐 후 표적이 보이면 바로 사격해 격파하도록 이상.“

김 병장! 열상(열화상 카메라) !“

열상 켜!“

이 일병! ! 날탄(날개안정분리철갑탄 : 적 전차를 관통해 피해를 줌) 장전!“

날탄 장전!“

 

우리는 찰리와 대로를 북한군 전차로부터 확보하는 임무가 주어졌고 첫 교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에 점점 더 긴장되기 시작했고 식은땀이 사격 버튼을 적셔왔다. 우리는 지하철역 쪽으로 보병과 함께 계속 진격하기 시작했다.

 

병영문학상 소설 '승리자는 누구인가' (하): https://vrowdice.tistory.com/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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